어메이징한 야구팀 이야기

흔히들 뉴욕 메츠를 '어메이징 메츠' 라고들 부른다. 120년의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 오랜 기간 동안 별명을 갖고 있다는 것은 그 별명이 그만큼 긴 역사를 함께 해왔다는 것을 뜻한다. 오늘은 메츠의 별명 어메이징 메츠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자.


 


메츠는 유서깊은 미국 동부 지역의 메이저리그 팀들 치고는 비교적 늦은 편인 1962년에 창단했다. 메츠는 그전까지 뉴욕 양키스, 브루클린 다저스, 뉴욕 자이언츠 등 야구팀으로 바글바글하던 뉴욕에서 순식간에 두 팀(다저스, 자이언츠)이 서부로 이탈하자 뉴욕을 연고로 하는 내셔널리그 팀이 하나도 없어지게 되어 급조된 팀이었고, 전력이 강하기가 어려운 신생팀의 한계로 메츠는 창단 이후 7년간 5번의 100패 시즌을 겪었던 최약체 팀 중 하나였다. 창단 8년차인 1969년에도 5월 말까지 5할승률에 채 미치지 못하며 그 해에도 호구팀으로 남는가 싶었지만 그 이후 귀신같은 11연승, 10연승, 9연승을 차례로 기록하며 시즌 100승을 거두고 기세를 몰아 월드시리즈 정상에까지 오르고 만다. 이해 메츠의 기세가 정말 대단하여 세간에서 이를 두고 어메이징 메츠라고 부른 것이 '어메이징 메츠' 의 시작이라 할 수 있지만, 이 별명을 더욱 확고히 해 준 것은 바로 1986년 월드시리즈였다.


 


한국사에서도 격동기였던 80년대의 메이저리그에선 그간의 야구사를 통틀어 강자로 군림해왔던 뉴욕 양키스가 명문의 이름이 무색한 성적을 내고 있었고, 양키스 이전의 절대강자였으나 그 이후로 초라한 모습만을 보여주던 보스턴이 서서히 명예회복의 기지개를 켜고 있던 순간이었다. 69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73년을 제외하고 한동안 가을야구와 인연이 없었던 메츠는1986년 드와이트 구든, 키스 에르난데스 등의 활약으로 108승을 기록하며 월드시리즈에 진출했고, 월드시리즈에서 로저 클레멘스, 웨이드 보그스라는 불세출의 스타들과 함께 명예회복을 벼르던 보스턴을 만나게 된다.


 


메츠의 홈이었던 셰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1, 2차전을 모두 패한 메츠는 보스턴의 홈구장 펜웨이 파크로 이동했고,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3,4차전을 잇달아 승리하며 시리즈 스코어를 2-2 동률로 만드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보스턴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고, 5차전 경기에서 보스턴이 다시 한번 승리하며 시리즈 스코어 2-3으로 뒤진 채 맞이한 6차전. 양 팀은 9회까지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연장으로 들어가자마자 보스턴은 두 점을 내며 메츠를 압박했다. 메츠에게는 그해의 마지막 이닝이 될 수도 있었던 연장 10회 말, 첫 두 타자가 허무하게 물러난 끝에 세 타자 연속안타가 터져나오며 5:4로 한 점을 만회하는데 성공했다.




2사 주자 1, 3루 상황. 타석에는 메츠의 7번 타자 무키 윌슨. 시리즈 내내 딱히 위협적인 타자도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스턴의 바뀐 투수 밥 스탠리가 폭투를 범하는 바람에 3루 주자가 득점하고 1루 주자는 2루까지 진루한다. 그러나 그날 5회에 땅볼 안타를 하나 친게 전부였던 그는 이번에도 평범한 땅볼타구를 날렸고 보스턴의 1루수 빌 버크너가 여유있게 잡나 싶더니...




그걸 알까기를 해버리며 2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게 되고, 그렇게 메츠는 상대팀의 연이은 폭투와 에러라는 행운으로 6차전을 승리한다. 그리고 여세를 몰아 7차전까지 승리하며 메츠는 보스턴에게 '밤비노의 저주'라는 타이틀까지 선물하면서(실제로 이전까지 보스턴이 월드시리즈와 인연이 없긴 했지만 실제로 밤비노의 저주 타이틀이 붙은건 이 시리즈 패배 이후이다.) 어메이징 메츠 신화를 다시한번 세운다. 하지만 어메이징 메츠 이야기가 여기서 끝난다면 너무 식상하지 않은가?




사실 이 뒤로 또다른 이야기가 있다.




때는 흘러흘러 바야흐로 2007년. 콜로라도가 기적적인 연승행진으로 산사나이들의 반란을 펼치며 월드시리즈에 오르고 보스턴이 2000년대 이후 최초의 2회 우승을 달성한 그해, 시즌 막판까지 메츠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부동의 1위를 질주하고 있었다. 9월 12일까지 83승 61패로 5할 승률에서 21경기나 앞서 있었던 메츠가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 이는 당시 아마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1969년과 1986년에 이미 모두가 불가능할거라 생각했던 일을 이루어낸 메츠답게,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는것도 어메이징하게 이뤄냈다. 9월 12일을 기점으로 메츠가 무섭게 추락하기 시작했고, 그날까지 메츠에 7경기나 뒤져있던 지구 2위 필라델피아가 무섭게 질주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도 부자가 망해도 3대는 간다고, 메츠는 시즌 마지막 날이었던 9월 29일까지 5승을 더 거두며 필라델피아와 88승 73패로 동률을 이뤘고, 메츠는 플로리다, 필라델피아는 워싱턴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만이 남았다. 메츠는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진다면 88승으로 끝나게 되는데, 당시 89승으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1위를 달리고 있던 샌디에이고 때문에 와일드카드조차 물 건너가는 상황. 각자의 사정을 안고 그렇게 9월 30일이 밝아오게 되고, 그렇게 맞이한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필라델피아가 워싱턴을 6-1로 일축한 반면 메츠는 어메이징 메츠라는 별명답게 1회부터 7점을 내주며 전날 13-0의 승리가 무색한 대패를 기록하고 결국 140일 연속으로 유지하던 지구 단독 1위 자리를 필라델피아에게 내주고 말았다.




그렇게 메츠는 불꽃과도 같았던 2007년 시즌을 마지막날에 말아먹고 필라델피아에게 지구우승을 내줬는데, 그 필라델피아조차 시즌 막판 기적의 연승행진을 보여준 콜로라도 돌풍의 제물이 되었을 뿐이었다(시리즈 스코어 3-0 패배). 콜로라도의 돌풍을 잠재운 것은 월드시리즈에서 만난 보스턴 레드삭스였다.



풀시즌을 뛰어준다면 리그를 둘이서 싹 다 씹어먹을 수 있는 신더가드-디그롬이라는 원투펀치와 함께 시즌을 시작하면서 가을야구를 장담할 수 없는 정말 여러 가지 의미로 어메이징한 뉴욕 메츠의 올 시즌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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