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들의 염원을 담아 서울시에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존경하는 서울시장님. 저는 서울시를 사랑하고 야구를 사랑하는 야구팬 중 한명입니다. 오늘 저는 서울에 있는 3개의 프로야구팀을, 나아가 대한민국에 있는 8개의 프로야구팀을 아끼고 사랑하는 한 야구팬으로서 서울시에, 그리고 시장님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프로야구는 전국민에게 하나의 훌륭한 여가수단으로 자리잡은지 오래 되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드라마가 있었고 많은 팬들이 프로야구로 인해 울고 웃었던 것은 시장님 또한 잘 아시리라 사료됩니다. 하지만, 요즘 서울시에서 잠실구장과 목동구장을 통해 프로야구단에게 보여주는 모습이 저를 비롯한 야구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냐면, 첫째로 작년부터 잠실구장의 임대료가 기존의 30억 3200만원에서 36억 8천만원으로 인상되어 LG와 두산의 구장 임대부담이 가중되었으며, 둘째로 잠실구장 광고권을 공개 입찰에 부쳐 서울시가 수익을 가져감으로서 잠실구장 광고로 인해 나오는 수익을 구단이 잃어 구단의 소중한 수입원 중 하나인 광고 판매수익이 감소한 데다, 세째로 올해 2월에 나온 기사를 보니 목동구장의 광고권 또한 그렇게 하기로 서울시에서 결정하였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야구장이 지자체의 시설물이라는 것은 전국 9개 프로야구단이 잘 알고 있고, 야구팬들이 모두 알고있는 주지의 사실입니다. 하지만 독자적인 수익모델을 갖추어 거의 개별 기업과 다름없는 미국의 프로야구단과 달리 넥센 히어로즈를 제외한 대한민국의 프로야구단은 모기업의 지원이 전부이고, 구단 자체의 자립능력이 거의 부족한 반쪽짜리 프로구단입니다. 특히나 넥센이 네이밍스폰서로 있을 뿐이고 실질적인 모기업이 없는 넥센 히어로즈는 모기업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다른 8개 구단에 비해 그 운영이 지난한 것은 시장님도 미루어 짐작하실 것으로 압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도 히어로즈 야구단은 어느 정도 독자적인 수익모델을 만들어 내려고 애를 써 왔으며, 지금에 와서 어느 정도 그 기반을 구축한 것으로 압니다. 제가 구단 관계자는 아니지만, 이전까지 히어로즈가 보인 파격적인(혹은 파행적인) 행보는 그 대부분이 독자적 수익모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음을 저를 포함한 야구팬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넥센 히어로즈가 보인 파격적인 행보로 인해 독자적인 수익 구조가 어느정도 구축되었다고 하여도, 그동안 넥센 히어로즈는 그것 하나를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왔습니다. 넥센이 운영비 수급을 위해 다른 부유한 모기업의 지원을 받는 구단들에게 팀의 주축 선수를 뒷돈을 받고 트레이드하였음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프로야구에서 뒷돈을 받고 선수를 트레이드하는 이런 일이 다시 되풀이된다면 단기간의 운영비는 얻을 수 있을 지 몰라도, 주전 선수의 대거 이탈로 인한 성적 하락으로 인해 항구적인 수입을 보장하는 광고나 관중 수입에 악영향을 주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 것입니다. 이는 8개구단 체제를 기반하고 있는 현재 1군 프로야구 리그에 있어 전혀 좋지 않은 현상입니다. 


하지만 서울시의 이번 조치는 이러한 악순환을 가속화시키고 재정 자립을 위한 히어로즈의 노력을 수포로 돌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히어로즈가 목동구장 광고를 통해 얻은 수익이 대략 20억원 정도 되는데 이는 구단 전체 운영비를 따져 보았을때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 20억이 구단운영에 없어도 되는 돈은 아닐 것입니다. 위에서도 썼듯이 모기업이 없는 히어로즈의 경우 이 20억의 돈이라도 구단운영에 큰 차질을 줄 수도 있는 돈입니다.


또한 모기업의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재정상의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프로야구팀들 역시 해마다 늘어나는 운영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구단들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그 중에서도 서울 팀들의 경우 구장 임대로 지출하는 돈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당한 수준인데,  2011년에 인상된 사직구장의 임대료가 10억 남짓인 점을 보면, 서울시에서 책정한 구장 임대료는 타 지역에 비해 높은 수준입니다. 또한 외부 요인으로 인해 모기업의 자금 사정이 악화될경우 구단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인천에서 수원으로 연고지를 이전한 현대 유니콘스가 모기업인 현대전자의 부도로 인해 수년간 자금난을 겪었고 이것이 현대 유니콘스 해체의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음은 모두가 잘 아는 사실입니다. 


독자적이고 항구적인 수익기반을 갖추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현대 유니콘스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넥센 히어로즈 역시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러한 수익기반을 갖추기 위해서 가장 쉬운 방법은 야구장과 야구 경기를 통해 돈을 버는 것입니다. 각 구단이 홈구장의 입장권 판매수익, 유니폼 판매 수익, 광고 수익 등을 온전히 구단이 가져갈 수 있다면 구단의 수익에 큰 보탬이 될 것이며 지자체가 낮은 임대료로 장기간 구장을 임대해준다면 구단의 활발한 시설투자도 이끌어 낼 수 있으며 구단이 지역과 밀착하여 관련산업과 연계한 시너지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구장 임대료를 올리고 광고권을 시에서 입찰에 부쳐 판매하는것은 서울시의 재정에 단기적으로 보탬이 될지 모르나, 항구적인 수입을 제공할 수 있는 프로야구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것입니다.


야구 선진국 미국의 경우 정규시즌이 시작하기 직전 플로리다나 애리조나 등에서 각 팀별로 스프링캠프를 갖고 훈련을 하는데, 각 팀들이 사용하는 훈련장은 팀들이 지은 것이 아니라 지자체에서 구장 시설을 지은 후 메이저리그 팀들을 유치하는 것입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이동안 메이저리그 팀들이 해당 지역에서 훈련을 벌이고 연습경기를 치루면서 그동안 얻을 수 있는 광고수익이나 부대시설 수입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서울시 역시 단기적인 관점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야구장은 시의 시설물이기도 하지만, 더불어 시민들의 위락을 책임지는 공공재이기도 합니다. 저는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가 야구장을 단순한 시설물로 생각하기보다는 공공재로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야구장에서 수많은 야구팬들이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고 즐거움을 얻어가는 것은 역시 시장님이 생각하시는 복지에도 일부 부합하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시장님, 저를 비롯한 야구팬들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잠실구장과 목동구장의 임대료를 낮추고 광고권을 구단에게 돌려주십시오. 저는 이것이 천만 서울시민들의 위락을 책임지는 프로야구단에 대한 서울시의 최소한의 태도라고 생각할 뿐 아니라, 야구단과 서울시의 발전적 관계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매스게이를 비롯한 몇몇분들의 도움으로 수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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